2020년 2월 개봉 기 짱
매년 이 시즌이 되면 오스카 트로피를 노리는 후보자가 줄지어 극장가에 등장합니다. CGV나 씨네큐브 같은 극장에서는 아카데미 특별전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봉준호 감독의 말대로 그저 미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열리는 지역 시상식에 불과하지만 그야말로 영화의 본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 귀추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기생충>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 특히 그래요.그래서 이번달은 아카데미시상식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 경쟁작을 몇편인가 골라봤다고 합니다. 칸이나 베를린 또는 로마 같은 국제무대 후보작들은 가끔 대중의 취향과는 다소 괴리돼 있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이 아카데미는 지역적인 이벤트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녀석들로 늘 줄을 서 있어요. 사실상 이만큼 극장가가 높은 완성도로 가득 찬 시기도 드물긴 합니다.
2020년 2월 5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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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페인 앤드 글로리(Dolor y Gloria)[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 아마'국제 장편 영화 상'은 무난히'봉'의<기생충>에 지불될 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경쟁자를 하나 꼽으라면 모두'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이<페인 앤드 글로리>을 손으로 하지 않겠느냐고 하프니습니다.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모성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고통을 영광으로 치환하는 삶을 다룬 이번 이야기는 마치 연출자의 자전적 성장담을 다룬 것처럼 느껴집니다.(포스터 속 그림자에서 페드로 알모도발을 느낀 것은 비단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결국 영화를 보면 세계인들에게는 저마다 고통이 있고, 그런 고통을 힘껏 껴안는 삶이야말로 영광을 열 수 있다는 메시지가 살짝 안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예술가라는 점을 주지시키는 <패터슨> 같은 영화가 겹쳐 보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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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5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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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벽 래빗(Jojo Rabbit)[타이카 와이 티 티(Taika Waititi)] 대중에게 '타이카 와이 티 티'라는 이름을 알리는 도운 것은 누가 뭐래도<토르:라그나로크>이지만, 사실 이 영화를 연출하기 전에 이미 그는 국제 영화제에 후보자와 수상자로 이름을 오르내리며 자신의 인지도를 구축했던 작가 욧옷우프니 마을입니다. 마블의 영역 밖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이 <조조래빗>의 약진은 사실 예상 밖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나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콧수염을 연출자가 스스로 달고 나오고, 심지어 하이 히틀러를 외치는 수많은 인물들을 익살스럽게 전시하면서까지 있는 이 영화의 모습을 보면, 아무래도 이 각색은 갑작스럽다기보다는 오랜 시간 뜸들인 덕분에 완성된 것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마 한 나치 소년의 성장담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이 이야기에 꽤 많은 사람이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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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2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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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은 아씨들(Little Women)[는 고우이크(Greta Gerwig)] 이번 작품 상 후보작 중 캐스팅이 가장 화려하게 보이는 두개의 영화는 아마<아이리시멩>라고 바로 이< 작은 아씨들>이 아니겠느냐고 한습니다. 전자가 언제든지 이것이 마지막 작품이라고 공언할 만한 원로들로 구성된 작품이라면, 후자는 앞으로 할리우드를 당당히 지탱해 나갈 신예들에 의해 선정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자가 남성적, 그리고 후자가 여성적인 캐스팅을 통해 극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도 두 영화는 대척점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소설의 2부를 기반으로 1부를 계속해서 액자의 형태로 길고 와서 구성하고 있다'는 고우이크'의 이번< 작은 아씨들>은 몇 차례 반복되고도 이 이야기의 힘은 결코 퇴색되지 않다는 것을 뒤집는 것 이였습니다. 다만 이 네 자매의 삶을 좇는 것만으로도 용기와 자애가 샘솟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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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3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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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신을 한 신부(Boze Cialo)[·야ー은코마사(Jan Komasa)] 지난해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성체 축일>란 이름으로 소개된 바 있는 '·야ー은코마사'의 신작이<문신을 한 신부>라는 조금은 상냥한 이름으로 후와은복헤 관객을 맛이하프니스입니다. 이 영화는 앞서 소개한 <페인 앤드 글로리>와 마찬가지로 <기생충>과 함께 <국제장편영화상>에 오르기도 합니다. "국제 장편 영화 상"은 국가별로 1영화씩 출품작을 숨기고 그 중국에서 심사를 통과 하고"아카데미"가 후보를 뽑는 방식으로 결정되므로 사실상 이 영화는 그래서"폴란드"가 내세운 그들의 대표작이 됩니다. 소년원을 나온 독실한 신자인 주인공이 목공소가 아닌 예배당에 들어가 신부를 위장해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젊은 연출자의 패기가 그대로 연극으로 동력으로 전이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지 않으면 <기생충>과 같은 점수를 받아도 흔쾌히 납득할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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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19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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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17(1917)[샘 멘데스(Sam Mendes)] 아마'감독상'이며'작품상'인 이번의<기생충>의 유일한 경쟁 작품은 이<1917>으로 보는 게 맞고프니우프니다. 아카데미 직전 이뤄진 다양한 조합상을 비롯한 수상 결과에 보수적'아카데미'의 특성을 적용하고 보면 분명 이<1917>에 중심이 쏠리는 것도 분명 사실이 있거든요. 뭐랄까 굳이 말하면 외국어 영화상은 당연하지만 작품상과 감독상은 불투명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고나 할까. 타이틀만으로도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확언하다'샘 멘데스'의 신작은 작전 명령을 시달하기 위해서, 그 허허하를 달리는 두 청년 병사의 이야기에서 화면을 가득 치에우프니우프니다. 빨리도 "로저 디킨스"카메라가 미학적으로 엄청난 영상을 포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그의 2번째의 "촬영 상"수상이 가능할지도 주목되고 있군요. 물론 샘 멘데스가 자신의 인장을 이 전사에 어떻게 녹였는지도 개인적으로는 흥미롭습니다. 이 목록에서 유일하게 못 본 영화라 더 관심이 가는 것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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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 2월 10일 저녁에 전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 만큼 관심을 받기도 드문 것 같습니다. 이런 국지적인 행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회사 동료들의 입에도 후보작이 올라 있는 걸 보면요. 꼭 다른 모든 영화가 기생충의 숙주가 되어 봉준호 감독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을 여러 번 즐기시길 저도 열렬히 바랍니다. 물론 대부분의 작품을 먼저 관람해 놓았기 때문에 내심 정해 놓은 수상 예상작이 따로 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일에 빠져 생방송은 못 볼 확률이 높지만 일단 안으로 휘어진 팔을 유지한 채 <기생충>을 응원해 보는 기량이네요. 그럼 저는 3월 기대작의 기사에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